본문 바로가기
일상

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엘릭스 코브

by seoul94 2024. 12. 19.
 
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
《우울할 땐 뇌 과학》은 ‘예민한 성격 탓’이라거나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병’이라는 식으로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뇌의 문제, 생물학적인 문제’로 접근한 최초의 책이다. 특히 우울증을 ‘뇌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정의내리고 우울증이 발생하는 이유와 메커니즘을 뇌 과학적으로 세심하게 설명해, 우울증 당사자에게 ‘내 탓이 아니라는 얘기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문제를 객관화할 수 있었다’, ‘가장 헛소리를

 

저자
앨릭스 코브
출판
심심
출판일
2020.01.17

 

책 소개

저자 앨릭스 코브(Alex Korb, Ph.D.)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라고 한다. 15 이상을 뇌 과학의 측면에서 우울증을 연구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 책은 독서용 책이 아니라 워크북, 실천하는 책이다. 책에서 제안하는 것을 실제로 실행하면 바뀐다"며 책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크지 않았고 내가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읽어도 무리가 없었다. 이 책이 궁금해서 검색한 사람이라면 현재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울감을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의지가 있는 사람일 텐데, 목차를 펼치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 궁금한 부분만 골라 읽는다면 꽤나 만족스러울 것 같다. 양산형 긍정류(?) 책을 읽으면서 허접한 논리에 실망한 독자라면 주요 주장마다 레퍼런스를 달아 둔 이 책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훑어보기

책의 목차부터 소개한다.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이해하고 인식하기
  2. 뇌를 돕는 활동하기
  3. 운동하기
  4. 호흡하고 마음의 긴장 풀기
  5. 잘 자기
  6.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7.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 내리기
  8. 마음챙김과 받아들임
  9. 습관의 강력한 힘
  10. 감사하기
  11. 뇌가 당신을 방해할지라도

 

이 책을 읽는 방법

저자는 본 책을 가급적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하지만, 첫 장을 제외하고는 순서에 상관없이 읽어도 된다고 한다. 난 2장과 4장, 7장이 궁금해서 먼저 읽었고 내용이 나쁘지 않아서 처음으로 돌아와 순서대로 읽었다. 책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대목, 현재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대목 몇 가지를 소개한다. 나중에 누군가 찾아 읽기 쉽도록 책의 소제목을 같이 써두었다.

 

 

 

고장 난 감정은 없다

우울증에 시달릴 때는 흔히 자신이 고장 났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팔이 부러졌다면 당신의 팔이 부러졌다고 하지, 당신이 부러졌다고 하지는 않지요.
그런데 당신이 슬프거나 암담하거나 불안하다고 느낄 때는
그 감정들을 당신과 분리해서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당신과 분리된 것이 맞습니다.
그 감정들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일 뿐이에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누군가 당뇨병이나 심장병에 걸렸다고 해서 그것이 그 사람 잘못은 아닙니다.
물론 살면서 몸에 이롭지 않은 몇몇 결정을 내린 것이 원인을 제공했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그 사람은 그저 특정한 생물학적 상태에 놓인 것뿐입니다.
그럴 때 식습관과 운동, 스트레스 수준을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자신의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요.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운동이 답. 그런데 왜?

책을 읽다가 운동 얘기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결국 또 운동이야? 운동 좋다는 걸 몰라서 안 하나, 하는 반발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다. 그래도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왜'에 대해서 사실에 기반해 설득하려 한다는 점이다. 사실과 위트가 적절히 섞인 어투로 박사라서 그런지 주장마다 레퍼런스를 달아둔 점도 좋았다. 운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일부 옮겨 본다.

 

 

운동은 내게 어떤 효과를 낼까?

  • 의지력을 높이고 기분을 조절한다 - 세로토닌 증가.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기분을 조절하는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강화되고 활성화 됨
  •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의 악영향을 감소 - 운동시간이 쌓일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방출되어 뉴런의 스트레스 회복력과 새로운 뉴런 생성을 도움
  • 건강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 습관을 통제하는 선조체회로를 수정하기 때문
  • 즐거움 증폭 - 도파민 수용체를 더 많이 생성함
  • 통증과 불편감 감소 - 엔도르핀(뇌가 만드는 모르핀), 엔도카나비노이드(뇌가 만드는 대마초) 생성
  • 수면의 질을 높인다

 

그냥 시작하기 Just Do it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간 강도의 운동을 회당 45~60분씩 매주 3~5 실시하라고 권한다. 적어도 10주는 계속해야 항우울 효과를 얻을 있다고 하는데, 오블완 챌린지도 겨우 마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웨이트트레이닝 상관없이 그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호흡의 힘

호흡은 미주신경(vagus nerve)이라는 특수한 신경의 신호를 변화시킴으로써 뇌에 영향을 미칩니다.
호흡 패턴을 바꾸면 뇌에 전달되는 정보 또한 바뀌기 때문에,
뇌의 다양한 영역뿐 아니라 여러 신체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호흡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코로 숨을 들이쉬면 입으로 들이쉴 때보다 더 많은 산화질소가 체내에 생성됩니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의 공급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혈압을 조절해 줍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호흡하기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날숨의 길이를 늘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숨을 내쉴 때 “쉬-“하는 소리를 내거나, 촛불을 불어 끌 때처럼 입술을 오므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받아들임과 마음챙김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좋은 책이 있으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뤄야겠다.

아무튼 이 책에서도 받아들임과 마음챙김을 다루는데 얼핏 말장난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두 방법론을 차분하게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받아들임입니다.
당신이 받아들이든 말든,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받아들임은 당신이 불가능한 일을 해내려고 헛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을 멈추게 해 줍니다.
그러나 통제 가능한 일까지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인간관계를 유지하거나 싫어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꼭 최선은 아니에요.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상황을 바로잡는 것.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 사람과 헤어질 수도 있고,
다니는 직장에 개선을 요구하거나 새 직장을 구해야겠지요. 
문제는 당신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일을 무작정 바로잡으려고만 들 때 발생합니다.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처럼 통제 불가능하고 바로잡을 수 없는 것과 충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때 마음챙김이 도움이 됩니다.

 

 

총평

To. 이 책에 관심이 생겨 대략적인 내용을 알아보다가 이 블로그로 유입된 '우울한' 사람들에게

우울한 상태로 있기보다 달라지기로 마음먹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 책은 우울한 사람의 우울감 극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서 읽든 빌려서 읽든 추천합니다.